여름철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열로 인한 건강 문제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특히 체온 조절이 어려운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노출되면 신체는 점차 이상 신호를 보이기 시작하고, 그 결과 심각한 온열질환인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열사병은 단순한 더위 먹음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입니다. 본 글에서는 열사병의 주요 증상과 진행 양상, 주의해야 할 초기 신호에 대해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열: 체온 조절 이상과 생리적 붕괴
열사병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고열’입니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땀을 통한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되고, 신체 내부에 열이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정상적인 경우, 사람의 몸은 땀을 배출해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러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체온이 과도하게 오르면 땀을 흘리던 기능마저 중단되어 땀이 멈추고, 피부는 건조하고 뜨거워집니다. 고열은 열사병의 초기 신호이자 가장 뚜렷한 증상으로, 단순 열탈진과 구분되는 핵심 기준입니다. 특히 열이 나는데도 땀이 나지 않는 상태라면 이미 체온 조절 기전이 손상된 것으로 판단해야 하며, 신속한 체온 하강 조치가 필요합니다.
의식 혼미: 중추신경계 손상의 경고 신호
고열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체내 열 충격으로 인해 중추신경계가 손상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의식 저하’입니다. 환자는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끼며, 판단력이 흐려지고, 상황 인지가 떨어지며 심한 경우 혼수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지럽다’, ‘눈앞이 흐리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지만, 이후 말이 어눌해지고 반응이 느려지며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심한 경우 헛소리, 방향감각 상실, 기억 착오, 실신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 변화는 단순히 피로하거나 무더위에 지친 정도와는 명백히 다릅니다. 특히 가족이나 주변인이 보기에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즉시 응급조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경련과 장기 손상: 열사병의 진행 단계
열사병이 적절히 조치되지 않으면 증상은 더욱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며, 경련과 전신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체온이 장시간 40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뇌세포가 손상되어 전기적 신호 전달이 이상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전신 경련이나 국소적 근육 경직이 발생합니다. 특히 열사병으로 인한 경련은 전해질 불균형(나트륨, 칼륨 저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심장 박동 이상이나 부정맥으로 이어질 위험도 큽니다. 더 심각한 경우, 간 기능 저하, 급성 신부전, 혈액 응고 장애 등 전신적인 장기 손상이 동반되며,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열사병은 단순한 더위 먹음이 아닙니다. 40도 이상의 고열, 땀이 나지 않는 피부, 의식 혼미, 경련 등의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즉시 열사병을 의심하고 응급 조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노인, 어린이, 야외 작업자 등 고위험군은 평소에도 체온과 몸 상태를 자주 점검하고, 수분 섭취와 휴식, 시원한 환경 조성을 통해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주변 사람의 이상 징후를 빠르게 인식하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열사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